Monday, February 28, 2011

닛산 300ZX - 세계 시장에서 주목 받다

1989년에 등장한 닛산의 스포츠카 300ZX의 Z32 플랫폼 모델은 3,000cc 222마력의 V6 엔진과 함께 혁신적인 곡선형 스타일로 이전까지의 경직된 스타일을 가지고 있었던 일본 차량들의 디자인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로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게 된다. 한편 300ZX는 처음으로 모두 컴퓨터 설계로 개발된 일본의 모델이기도 하다.

300ZX의 뿌리는 1969년에는 일본 스포츠카의 클래식이라는 평가를 받는 닷선 240Z(다른 이름으로는 ‘Nissan Fairlady Z’라고도 함)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계속해서 개량형 모델을 내놓는 등 닛산은 기술적으로 앞서갔지만, 일본 시장에서 대중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도요타 차들보다 시장 점유율은 적었다.

1980년대 중반까지의 닛산 디자인은 다른 일본 메이커들과 같이 매우 경직된 기하학적 조형 성향으로 디자인되고 있었다. 그러나 세계적인 메이커의 반열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깨뜨리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미국의 캘리포니아에 현지 디자인 연구소를 세우는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감성적인 곡선을 과감하게 쓰기 시작한다. 이러한 디자인의 변화를 바탕으로 개성 있고 조형적인 요소가 중심이 되는 차를 개발하게 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1989년에 등장한 300ZX이다. 이후 곡선적인 디자인으로 변화하기 시작한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의 감성적인 디자인이 국제시장에서 인정받기 시작한다.

그러나 300ZX의 주요 판매시장이었던 미국이 1990년대 중반 이후 SUV의 판매가 크게 늘어나고 엔화 가치 상승에 따라 가격이 크게 인상되면서 판매가 감소하고, 마침내 미국시장에서는 1996년부터 판매가 중단된다.

렉서스 LS400 - 일본차에 대한 인식을 바꾸다

1989년에 미국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1세대 렉서스 LS400 세단은 값싼 차라는 일본 자동차에 대한 세계시장의 인식을 바꾸고자 개발되었다. 그에 따라 이미 미국시장에서 신뢰성을 인정받은 기존의 4기통 2000cc 중형 승용차 엔진을 결합해서 8기통 4000cc로 개발한 엔진과, 미국 캘리포니아의 상류층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한 디자인이 결합된 렉서스 LS400이 탄생한다.

한편 이 고급 승용차의 판매를 위해 도요타는 1989년에 미국시장을 위한 별도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Lexus)’를 출범시킨다. 도요타의 기존 딜러와는 완전하게 차별화된 고급화된 매장과 서비스로 염가 차량이라는 도요타의 이미지를 극복하는 데 성공한다. 렉서스는 고급 승용차 브랜드는 역사와 전통이 없이 성공할 수 없다던 설을 극복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다.

도요타는 렉서스를 개발하면서 정통적인 3박스 구조에 약간 상자형의 이미지를 가진 디자인을 취하게 된다. 이 디자인은 벤츠의 최고급 세단 S클래스를 모방한 것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도요타는 7년의 개발기간 동안 450여 대의 실험 차량과 900여 기의 실험용 엔진을 만들어 270만km의 주행시험으로 신뢰성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

실내에는 형광 표시관을 사용한 속도계와 광학적인 반사 원리를 응용한 표시등 장치의 감각적 신기술을 채용한다. 또 가죽과 목재 재질로 품질을 향상해 기존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의 차량들과 물리적 품질 경쟁에서 뒤지지 않는 수준을 확보하는 데에 성공한다. 이런 전략적 상품개발은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의 전형이 된다.

포르쉐 550 - 경주 전용으로만 쓰일 것으로 계획

포르쉐 550 모델은 비틀을 개발한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의 아들 페르디난트 안톤 에른스트 포르쉐(‘페리’라고 불림)가 개발한 356 모델에서부터 비롯된다. 550 모델은 356 차량의 차체를 가지고 개조해서 만들기는 했지만, 처음부터 지붕이 없는 스파이더(spyder) 모델로 개발이 되면서 차체의 강성을 높이는 구조로 설계되었다. 프로토타입이 만들어지고 당시 포르쉐의 레이싱 드라이버였던 월터 글뢰클러(Walter Glöckler)에 의해 운행이 된다.

본래 개발 당시부터 550 모델은 자동차 경주 전용으로만 쓰일 것으로 계획되어 있었기 때문에 실내의 편의장비는 전혀 고려되지 않은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실내의 마감재도 거의 사용되지 않은 모습을 가지고 있다. 차체도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매우 낮게 디자인되었고, 앞 유리를 붙이지 않은 차량도 있었다. 이와 같은 극단적으로 낮은 전고로 인해 1954년의 밀레 밀리아(Mille Miglia) 자동차 경주에서 독일의 카 레이서 한스 허만(Hans Herrmann)은 철도 건널목에서 차단기가 내려진 아래를 포르쉐 550을 몰고 통과할 수 있었다고 한다.

포르쉐 550 모델은 1955년 9월 30일에 당대 최고의 청춘 스타였던 영화배우 제임스 딘(James Dean)이 과속으로 인한 사고를 내면서 사망한 사건의 차량으로 더욱 알려지게 된다. 그런데 제임스 딘이 사고를 당한 차량이 550 모델이라는 것과 차대 번호가 550-0055이라는 점, 사망 연대 1955 등에서 5라는 숫자가 많이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시트로엥 DS - 미래지향적인 스타일

시트로엥 DS모델은 1955년부터 1975년까지 프랑스 시트로엥에서 생산된 고급 승용차다. 시트로엥 DS는 트락송 아방의 후속 모델로 비밀리에 18년간 개발되었고, 1955년 10월 5일에 파리모터쇼를 통해 마침내 등장했다. 그런데 시트로엥 DS의 혁신적인 차체 디자인으로 파리 모터쇼에서 공개되자마자 15분 동안 무려 740여 대의 주문이 밀려들었고, 첫날에만 무려 12,000여 대의 주문을 받았다고 하니, 차체 디자인의 혁신적 이미지가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 것이라고 할만하다. 

시트로엥 DS의 차체 디자인은 이탈리아의 디자이너이자 조각가였던 플라미니오 베르토니(Flaminio Bertoni)에 의해 디자인되었다. DS 모델은 판매된 20년 동안 150만대 가량 판매되었는데, 이것은 그 시기의 판매량으로서는 상당히 많은 양이었다. 시트로엥 DS는 헤드램프의 인상이 특이하고, 차체가 뒷바퀴를 거의 가려버리다시피 하고 있다. 측면은 가느다란 필러(pillar)를 제외하고는 모두 유리가 끼워져서 있다. UFO를 연상시키는 이런 독특한 디자인으로 인해 처음 나왔던 1955년부터 단종된 1975년까지는 물론이고 지금까지도 미래지향적인 스타일로 주목받는다.

DS는 기본적인 세단부터 컨버터블형 모델은 물론이고, 프랑스의 샤프론(Chapron)이라는 코치빌더(coach builder)에 의해 스테이션 웨곤이나 리무진 등으로도 생산되었다. 이들 차종들은 기본형 모델과는 헤드램프와 차체의 세부 형상이 조금씩 다르게 디자인되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미래지향적이고 전위적인 이미지는 유지하고 있다.

DS 모델은 1999년에 자동차 전문잡지인 <클래식 & 스포츠카, Classic & Sports Car>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디자인으로, 동시에 시대를 초월한 가장 아름다운 디자인의 자동차로 선정되기도 한다.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 - 세계 자동차 브랜드

최근 뉴스에선 국내에서도 몇몇 자동차 회사가 문을 닫았다거나, 혹은 정부가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회사를 되살린다는 등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대우자동차가 미국 GM에 팔리더니 삼성자동차도 프랑스 르노에 팔렸고, 쌍용차는 중국 상하이차를 거쳐 인도 마힌드라 그룹으로 흡수될 상황에 처했다. 그러고 나면 이들은 우리나라 회사일까 혹은 다른 나라 회사일까.


이 브랜드는 어느 나라 차인가
2008년 인도의 타타그룹은 당시 미국 포드가 갖고 있던 재규어와 독일 BMW가 소유하고 있던 랜드로버를 모두 인수해 버렸다. 이에 대해선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다.

인도의 영국 식민지 당시 한 청년이 호텔에 들어가려다 인도인이라는 이유로 문전박대를 당했다. 이후 청년은 이를 갈며 사업에 매진해 호텔의 바로 곁에 세계 최대 호텔 '타지마할'을 짓는 것으로 복수했다. 그가 바로 타타 그룹의 창업자 잠세트지 타타 회장이다. 최근 타타가 영국의 대표적 자동차회사를 인수하는 데는 이런 복수의 뜻이 담겨 있다고 여겨져서 영국 시민들은 인도에 회사를 넘긴 BMW측에 강력한 항의를 하기도 했다.

<자료 : KAMA, 통계청, KB투자증권>


스웨덴의 명차로 불리던 사브 볼보가 각기 미국의 GM과 포드에 팔렸지만 최근 GM이 어려워지고 사브 브랜드의 매각을 추진하자 가장 먼저 사브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회사는 네덜란드의 스포츠카 메이커인 스파이커였다. 요즘 자동차 회사들은 다른 나라에서 인수하는 일이 흔하지만 비록 해외에 팔려도 그 근원 국가에 대한 이미지는 그대로 남는 경향이 강하다. 해외 자본을 끌어왔어도 제조 공장은 현지에 두는 경우가 많아 생산 인력의 고용도 그대로 승계되는 경우가 많다.


금융위기, 자동차 회사들의 종횡합병 계기
자동차 산업은 마치 공룡과 같다. 막대한 자본과 노동력을 갖고 있지만, 거대한 공장을 가동해야 하므로 외부적 요인에 취약하다. 70년대 1, 2차 오일쇼크나 최근의 금융 위기 등으로 인한 자동차 산업 위축은 일시적인 현상이었지만, 이 과정에서 일부 회사가 무너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과거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 순서로 대표되던 자동차 메이커 순위는 뒤바뀐지 오래다. 업계 최대였던 GM은 도요타에 밀렸고 크라이슬러는 일본 마쓰다나 미쓰비시와 비슷한 판매량을 갖는 작은 회사로, 포드는 폭스바겐과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틈에 끼는 회사로 전락했다.

또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는 성장성이 큰 폭으로 늘면서 시장이 급격히 팽창하는 반면, 이미 포화된 북미나 유럽시장은 시장이 오히려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결과 유명 자동차 메이커들이 힘을 잃는 반면 중국이나 인도의 자동차회사, 혹은 이곳에 일찌감치 진출한 회사들이 힘을 얻었다.

<자료 : Ward, CSM, KB투자증권>


자동차 브랜드 급변의 시대
작년에 도요타, 포드, 피아트 등은 손실에 가까운 정도의 실적을 냈다. 혼다도 영업이익이 20% 이상 감소했다. 2005년 6위를 차지했던 다임러-크라이슬러는 다시 분리되었고, 밀려난 크라이슬러를 피아트가 인수하면서 피아트가 10위권에 턱걸이 한 게 그나마 잘된 경우다. 반면 5위를 차지하던 폭스바겐그룹의 판매는 증가했다. 현대기아차 그룹의 판매량도 큰 폭으로 증가해 세계 9위에서 5위로 솟아올랐다.

일본 기업들이 북미 시장에 집중투자하면서 현대차 등 신진기업들의 진입을 견고하게 막고 있었던 것이 미국 시장이 위축되면서 오히려 어려움을 겪게 된 상황이다. 반면 신흥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폭스바겐, 현대차, 기아차 등이 이곳에 투자해 두었던 것이 빛을 보게 됐다. 최근 들어 중국과 인도 현지 기업들의 증가세도 두드러진다. 2009년 생산 대수 기준으로 50위권에 중국의 자동차 기업들이 21개, 인도계도 4개나 된다. 실제 중국의 자동차 생산 대수는 1,379만 대로 일본(793만 대)과 미국(571만 대)을 압도적으로 제치고 세계 1위가 되었다. 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생산을 하려면 반드시 현지 기업과 50:50 제휴를 하는 만큼 중국 자동차 회사들이 노하우를 익혀 선진 기업들의 위협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또한 중국과 인도는 취약한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막대한 자본력으로 세계 브랜드까지 사들이고 있다. 길리가 볼보를 인수하고 인도 마힌드라가 쌍용을, 인도 타타모터스가 대우상용차를 인수하는 것들이 바로 이런 상황을 반영한다.

전기차 등 미래의 차량 생산을 통해 브랜드의 흥망이 뒤바뀌는 것도 현실이 됐다. 세계 최대 배터리회사인 중국의 BYD는 전기차를 만들어 중국본토와 세계시장에 판매할 계획을 갖고 있다. BYD가 만든 자동차는 소위 짝퉁 이미지가 강하고 품질도 조악해 우습게 보기 십상이지만 배터리기업이 전기차에 진출한 이상, 그 파괴력은 만만치 않을 듯하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를 만드는 다임러는 BYD와 제휴를 통해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을 정도다. 미국의 자동차 회사 테슬라모터스는 캘리포니아 주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고 도요타로부터 투자를 받아 도요타 캘리포니아 공장을 사들였다. 직원 수십 명에 불과하던 테슬라모터스는 이제 세계 최강 자동차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셈이다.

현재까지 한국의 자동차기업은 신흥시장에서 순조로운 항해를 하고 있는 듯하지만, 실상은 험난한 변화의 물결 위를 달리고 있다. 중국의 경우 위에선 적은 물량을 판매하면서도 순이익이 높은 독일 자동차회사들의 고급화 전략으로, 아래로는 BYD등 중국 토종 자동차 회사들의 저가 공략으로 공격받고 있다. 인도의 경우도 준국영기업인 마루티가 51% 이상으로 점차 점유율을 높여가는 가운데, 수익의 60%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는 공익 기업인 타타가 한국자동차회사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멈추는 순간 뒤처지는 것이 자동차 업계라는 것을 미국 빅3 등 상위 업체들의 몰락을 통해 알 수 있다. 변화무쌍한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선진 브랜드로 자리 잡기 위해선 다른 브랜드보다 앞선 기술력과 시장 예측을 통해 경쟁력 있는 제품을 내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계의 자동차 브랜드 현황
2010년 현재 세계 자동차 업계 판매량 순위와 브랜드 현황(상위 22개 업체)

박진감 넘치는 F1 - 모터스포츠

자그마한 F1 차량이 한 대 지나갔을 뿐인데 말 그대로 ‘귀를 찢는 듯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관중들은 일제히 열광적인 환호성을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2010년 9월 4일 전라남도 영암에서 벌어진 이 행사는 F1코리아그랑프리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열린 행사였다. 이날 서킷을 달린 F1 머신은 단 한 대. 11월에 코리아그랑프리가 개최돼 22대의 F1 차량이 일제히 도로를 달리게 되면 감동은 더욱 커질 것이다.


포뮬러 원? F1? 그랑프리는 또 뭘까
F1은 매회 6억의 인구가 TV를 통해 시청하는 이벤트로 올림픽, FIFA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로 꼽힌다. 또한 매년 개최되는데다 세계 19개국을 돌면서 개최된다는 점에서 세계 최대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F1은 기본적으로 매년 1개국에서 1경기씩만 치른다는 원칙을 세워뒀다. 때문에 나라명을 붙이는 것이 일반적이고 10월에 개최 예정인 한국 경기는 '코리아그랑프리'라고 불린다.

세계 최고 기업들이 앞다퉈 스폰서로 나서고 있기 때문에 F1은 세계에서 가장 상업적인 스포츠로 손꼽히기도 한다.


포뮬러 원(Formula one)은 공식적으로는 ‘FIA포뮬러원월드챔피언십(FIA Formula One World Championship)’이라는 긴 이름의 경기지만 흔히 F1이라고 줄여서 말한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자동차 경주로 FIA(국제자동차연맹)이 주최하는 1인승 4륜 자동차 경기다. 구불구불한 서킷을 최고속도 시속 360km 이상으로 달리는 모습이 가장 큰 매력이다. 2400cc 정도의 엔진이지만 약 750마력의 고성능을 자랑한다. 1만 8,000RPM(엔진회전수)에 달하는 극한의 상황으로 주행하기 때문에 3~5회 출전하면 엔진을 통째로 교체해야 할 정도다.


F1 대회의 시작
이 대회는 1950년에 영국 실버스톤 서킷에서 시작됐다.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자동차 경주장을 다니며 경기를 치룬다. 경기마다 주어지는 점수인 '챔피언십포인트'를 모아 그 총계에 의해 챔피언을 결정하는 경기다. 여기서 그랑프리(Grands Prix)란 '대상'이라는 뜻의 불어로 요즘은 일상적인 시상에 흔히 등장하지만 본래는 1906년 프랑스에서 모터스포츠가 시작되면서 처음 쓰인 표현이다. 당시는 그랑프리라는 말 자체가 모터스포츠 경기를 뜻했다.

예나 지금이나 자동차 경기에 대한 열정은 대단히 뜨거워서 프랑스 르노의 창업자 마르셀 르노(Marcel Renault)도 1903년에 시합 중 사고사 했을 정도였다. 심지어 제1,2차 세계대전중에도 자동차 경주는 계속됐다. 이처럼 각국에서 열리는 그랑프리를 모두 재패한 챔피언을 뽑아야 한다는 발상에서 비영리협회 FIA(국제 자동차 연맹)가 만들어졌다. FIA는 여러 국가가 용인할 수 있는 자동차 경주에 대한 규정을 만들고 제조사들과 팀들이 이 규정에 맞는 차를 생산해 참가하면서부터 F1이 시작됐다.

포뮬러 원이라는 이름 자체가 '1번 규정'이라는 뜻이다. 메이커들이 타이어, 섀시, 엔진 등 규정에 적합한 차들을 내놓고 정해진 규정에 따라 시합을 한다는 의미에서 지어진 이름이다. F1 외에도 규정에 따라 F2, F3, GP2 등의 경기가 있다.

2010년 F1은 12개팀이 차를 싣고 19개국을 날아다니면서 그랑프리를 치르는데, 각 팀별 드라이버는 2명뿐이다. F1드라이버는 세계에 24명 밖에 없는 셈이다. 한 팀이 2대의 차를 출전시키고 이를 서로 다른 운전자가 몰기 때문에 드라이버의 기량과 컨스트럭터(차량 제작팀)의 기량이 각기 여실히 드러난다. 그래서 시상도 드라이버스챔피언과 컨스트럭터스챔피언을 나눠서 한다.

78년 고든 머레이가 설계한 F1 머신. 엔진의 힘으로 바닥 공기를 끌어내 뒤로 내보냄으로써 바닥에 달라붙는 효과를 거뒀다. 윙카에 비해 속도가 낮은 코너에서도 접지력이 우수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 머레이는 엔진을 식히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이듬해 금지됐다. <출처 : edvvc at en.wikipedia.com>


무엇보다도 안전이 최우선
FIA에서 가장 주안점을 두는 쪽은 안전이다. F1이 처음 만들어진 후부터 지금까지 드라이버와 관중이 부상을 당하거나 심지어 생명을 잃는 일까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FIA는 출력을 억제하고 터보 차량을 금지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해 위험을 줄이는 데 노력하고 있다. 큰 윙과 그라운드이펙트 등을 강화해 다운포스(공기가 차체를 누르는 힘)를 지나치게 높이는 것도 금지사항이다.

흔히 다운포스는 차체 안전을 위해 유리한 것으로 여기기 쉽지만, 차체를 누르는 공기의 힘이 잠시 사라지게 되면 순간적으로 컨트롤을 할 수 없거나 심지어 차체가 공중을 날기도 하기 때문이다. 1999년 르망24시 레이스에서 메르세데스-벤츠 CLR이 공중을 날아 대파됐던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는 드라이버는 물론 관중에게도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철저히 제한되고 있다.

올해부터는 경기 중간 급유마저 금지시켰다. 급유를 할 수 없어지면서 차에 80리터이던 연료통을 250리터에 달하는 큰 연료통으로 바꾸게 되는 등, 전반적으로 지나친 안전조치 때문에 F1의 박진감이 줄어들었다는 팬들의 불만도 있다.

자동차 부품의 세계 - 2만 개의 부품들

이따금 TV에는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조립되고 있는 자동차 공장이 나온다. 차의 뼈대를 이루는 섀시가 지나가면 로봇이 용접을 하고 기술자들이 각종 부품을 조립한다. 컨베이어벨트 옆에는 부품이 쌓여 있고 공장의 통로에는 무인 전동차가 부품을 운반한다. 2만 개의 부품이 조립된 자동차가 나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1분이다.
 

자동차 조립의 과정
자동차 생산 역사에 가장 큰 혁신은 포드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이다. 1903년 자동차 회사를 설립한 헨리포드는 ‘T형 포드’ 제작에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을 도입했다. 당시에는 혁신적인 시스템이었다. 50여 개의 자동차 회사가 있었지만 마치 조각가가 조각하듯이 수공으로 만들던 시절이었는데, 이것을 대량생산이 가능한 방식으로 바꾸는 계기가 됐다. 한 줄로 지나가는 벨트에 차를 놓고 공정에 따라 필요한 부품을 하나씩 조립하는 방식이다. 이후 포디즘으로 불리며 자동차 생산 방식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재고문제는 골치였다. 포드의 방식으로 차를 조립하려면 조립자의 손이 닿는 가까운 거리에 그날 조립할 모든 부품을 적재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었고, 산더미처럼 쌓인 부품은 공간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재고관리에 문제점을 야기했다.

포드의 생산라인. 벨트 위에서 작업자들이 순서대로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
포드의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으로 생산된 ‘T형 포드’.
<출처 : rmhermen at en.wikipedia.com>

  
이런 문제점을 1980년대 토요타에서 개선했다. 부품업체와 완성차업체가 분업을 하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일명 JIT(Just in time)라고 불리는 방식이다. 쉽게 말하면 필요한 부품을 필요한 시간에 부품업체에서 가져다 놓는 것이다. 완성차 제작 업체에서는 부품의 재고관리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었고 작업 공간도 절약됐다. 최근 현대차에서는 JIT방식을 개선에 JIS(Just in sequence)시스템을 도입했다. 부품업체에서 시간에 맞춰서 공급하는 것뿐만 아니라 조립순서에 따라 여러 옵션의 부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다양한 옵션을 가진 자동차를 생산하는데 적합한 방식이다. 차에 조립될 부품들을 옵션에 따라 순서대로 부품업체에 주문을 한다. 그리고 순서대로 조립하면 각기 다른 옵션을 가진 자동차들이 같은 생산라인에서 제작된다.


자동차 메이커와 부품계열구조
철을 녹여서 차체를 만들고 첨단 전자부품을 조립해야 하는 자동차는 원자재 생산부터 조립까지 계열화가 필요했다. 현대차를 예로 들면 현대제철에서 차체를 만들고 현대모비스에서 섀시, 운전석을 비롯한 부품을 만든다. 그 외 수백 개의 협력업체에서 만들어온 부품을 조립해 자동차가 완성된다.

미국의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 뉴스>에서 발표한 ‘세계 100대 자동차 부품회사’에는 낮선 이름이지만 우리가 타고 있는 차에 들어가는 부품을 만드는 회사들이 있다. 2009년 매출액 1위를 차지한 ‘덴소’는 일본 토요타에 부품을 공급한다. 2008년에만 매출 46조 원을 기록했다. 또 2위를 차지한 ‘보쉬’는 독일차를 비롯한 여러 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공급한다. 현대기아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현대모비스’도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도 GM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LG케미컬’은 6위로 첫 등장해 깜짝쇼를 펼쳤다. 대부분의 부품업체는 연관된 완성차 업체의 흥망에 따라 성과가 나뉜다. 미국차의 극심한 부진 속에 ‘델파이’는 꾸준히 3위권에 들다가 순위가 크게 하락했다.

현대차에 납품되는 현대모비스의 섀시모듈.
<출처 :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가 제작하는 모듈. 
<출처 : 현대모비스 제공>


자동차 부품업계의 미래, 모듈화
자동차 부품업계는 크게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시장과 A/S(사후관리)시장으로 나뉜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7:3 정도의 비율로 OEM사업 비중이 높다. 즉 완성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일이 주된 사업이다. 초기에는 완성차 회사에서 요구하는 설계대로 만들어 제품을 납품했다. 하지만 납품에서 그치지 않고 부품의 수요, 공급 예측과 물류관리까지 맡아 하면서 부품업계의 역할은 더욱 커졌다. 최근에는 자동차에 필요한 부품을 볼트나 너트의 단위가 아닌 엔진, 변속기, 섀시 같은 큰 단위의 조립품을 만들어 납품한다. 이것을 '모듈'이라고 부른다. ‘모듈화’는 세계 자동차 업계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모듈화’의 장점은 크게 두 가지다. 부품업체에서 1차 조립을 통해 모듈을 만들기 때문에 불량률을 낮추고 조립시간이 줄어든다. 따라서 자동차 업계에서는 모듈화의 척도를 경쟁력으로 삼기도 한다. 현대차의 쏘나타는 40% 정도를 모듈화 했고 르노삼성의 경우에도 모듈화를 확장해가고 있으며 폭스바겐에는 평균 17개의 모듈을 사용하고 있다.

모듈 시스템이 자동차에 처음 도입된 때는 1990년대 초반. 독일 자동차 업계의 불황기였다. 폭스바겐의 3세대 ‘골프’ 모델에 독일 부품회사 ‘Hella’의 ‘프론트엔드(앞 범퍼를 포함한 전방 부품)’ 모듈로 생산비용과 불량률을 낮추기 위해 적용됐다. 이후로 폭스바겐은 ‘모듈화’를 회사의 기치로 내세우고 있다. 엔진, 변속기 등의 모듈을 폭스바겐의 여러 모델이 공유한다. 뿐만 아니라 회사의 애프터서비스센터 건물도 모듈화에서 차용한 디자인으로 꾸몄다. 국내에서는 현대모비스가 1999년 국내 최초로 섀시 모듈을 공급한 것을 시작으로 덕양산업, 성우하이텍, 만도, 현대위아 등 다양한 업체가 자동차에 들어가는 각종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현대차에 주로 납품하지만 ECU를 비롯한 전장 모듈을 크라이슬러에도 수출하고 있다. 지프 랭글러에는 4년 전부터, 최근에는 그랜드체로키, 닷지 듀랑고에도 모듈 공급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BMW에도 브레이크, 에어백과 같은 주요 부품을 납품하기로 했다. 부품업체의 당면과제가 바로 수직적 계열화를 탈피해 글로벌 회사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의 미국 오하이오 공장 메인라인.
<출처 : 현대모비스 제공>

모듈화가 도입되면서 생산 공장의 모습도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부품업체 공장에서 만든 모듈을 차에 싣고 완성차 공장으로 납품했다. 물류비용도 만만치 않을 뿐더러 JIT, JIS 방식에 따라 시간과 순서에 맞춰 부품을 공급해야 했다. 그래서 최근에는 완성차 공장과 부품공장이 근거리에 위치한다. 현대차의 체코공장, 미국 조지아공장 바로 옆에는 현대모비스의 공장이 있다. 공장 내부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부품업체의 모듈이 완성차 공장으로 운반된다. 구조상으로는 마치 한 회사처럼 움직이지만 가장 효율적인 생산과정을 찾아가는 과학이 숨어 있다.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가 계열화 되어가니 단점도 드러났다. 완성차 회사에 의존도가 절반을 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2009년 자동차 부품매출 세계 1위를 차지한 덴소는 토요타와 장기계약을 통해 안정적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49%에 이르는 토요타 의존도가 약점으로 지적된다. 한국의 현대모비스도 마찬가지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세계 5대 자동차 회사에 진입했지만 부품업체 12위에 머물러 독자기술 개발과 글로벌화가 당면과제다.

F1 코리아 그랑프리 - F1 관람법

2010년 10월 22일부터 24일까지 전남 영암에서 ‘F1 코리아 그랑프리’가 열린다. 세계 6억 명이 지켜보는 지구촌 축제가 열리는 것이다. 이번 경기에는 12개 팀에서 24명의 드라이버가 경합을 벌인다. 지금까지 성적을 살펴보면 드라이버 부분에서 레드불 팀의 마크웨버가 1위를 달리고 있고, 컨스트럭터 부분에서는 레드불-르노팀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세계를 돌며 19라운드 경기를 치르는 올 시즌은 17라운드 코리아 그랑프리를 치르면서 대회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속도의 경쟁 코리아 그랑프리
F1은 스포츠다. 자동차로 할 수 있는 최고의 스피드 스포츠다. F1 머신은 시속 320km까지 속도를 올린다. 비행기가 이륙하는 속도와 맞먹는다. 대회에 출전한 12개 팀, 24대의 머신은 영암의 5.621km 서킷을 55회 주행한다. 보통 한 랩을 도는 데 0.1초에서 0.5초의 근소한 차이가 난다. 하지만 55회의 서킷 주행을 마치면 큰 차이를 기록한다. 2010시즌 싱가포르에서 열린 15라운드 경기에서는 1위와 10위와의 차이가 132.8초를 기록했다. 또 바로 직전 일본에서 열린 재패니즈 그랑프리에서는 1위와 10위의 격차가 72.8초였다. 2위와 차이는 불과 0.9초였다. 바람의 저항을 줄이고 엔진 출력을 향상시키고 타이어의 접지력을 높이기 위해 연구를 거듭한다. 그렇게 얻어지는 0.1초의 차이. 그 차이를 위해 각 팀들은 끝없는 경쟁을 한다.

스페인 GP피트스탑 중간 급유가 금지된 2010 시즌에서 피트 스톱은 주로 1회만 한다. 타이어 1회 교체의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피트에 머무는 시간은 불과 3~4초. 더욱 빨라진 피트스톱은 관객들의 중요한 볼거리다. <레드불레이싱 제공>


올 시즌부터는 기록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F1의 규정이 변경되면서 중간 급유가 없어졌다. 그래서 팀들은 소위 ‘피트스탑’의 횟수도 단 1회로 줄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3회에서 4회까지 피트인을 했던 과거와 비교하면 큰 변화다. 피트인에 들어서면 시속 100km로 서행해야 하고 타이어를 교체하는 시간 역시 경기 시간에 포함되기 때문에 20초 정도 기록에 영향을 준다. 2009 시즌까지는 타이어를 교체하고 주유를 하면서 평균 7초 이상의 시간이 걸렸지만 올 시즌에는 3초~4초대로 크게 줄어들었다. 그래도 규정상 반드시 타이어를 1회 교체하기 때문에 단 한 번의 피트인은 중요한 경기 변수로 작용한다. 불과 4초 남짓한 피트인이 F1의 볼거리가 되는 이유다.


랩타임과 섹터별 타임으로 경기 예측도 가능
속도를 기록하는 경기이다 보니 관전에도 요령이 있다. 먼저 랩타임을 읽는 것이다. 1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인 랩타임은 1분 40초 내외. 관람객은 한 자리에서 55번 같은 차를 볼 수 있다. 또한 랩타임 만큼 중요한 기록이 있는데 바로 ‘섹터타임’이다. 영암 서킷을 세 구역으로 나눠 각 구역별 기록을 보여준다. 직선 구역과 곡선구역 등 섹터별 특징이 있기 때문에 선수 별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선수에 따라 섹터 별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정보를 이용하면 특정 섹터에서 추월할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


토요일 예선으로 결승전 출발순서 정해
3일간 진행되는 코리아 그랑프리는 예선과 결선으로 진행된다. 첫날인 금요일은 연습주행이 진행된다. 오전 10시부터 또 오후 2시부터 각각 1시간 반 동안 주행하게 된다. 특히 이번 코리아 그랑프리는 연습주행이 중요하다. 모든 드라이버가 처음 달리게 되는 서킷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드라이버들은 코스 적응을 위해 시뮬레이션을 하기도 하고 직접 코스를 걸어보기도 한다. 대회 이튿날인 토요일은 11시부터 1시간 동안 짧은 연습주행을 한다. 이어서 오후 2시부터 예선이 치러진다. 예선은 1시간 동안 세 차례 치러지는데 1차는 20분 동안 24명의 모든 드라이버가 참가한다. 이중에 최하위 7명이 탈락해 18~24 그리드(결선출발지점)를 배정받는다. 2차 예선은 1차에서 탈락하고 남은 17명의 드라이버가 참가한다. 15분간 기록을 바탕으로 11~17 그리드를 배정한다. 그리고 마지막 3차 예선에는 10명의 드라이버가 참가해 기록순서대로 1~10 그리드를 차지하게 된다. 예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결승전 출발지점인 그리드를 좋은 위치에 배정받을 수 있다.


오후 3시에 펼쳐지는 코리아 그랑프리 결승전
F1 코리아 그랑프리 마지막 날인 10월 24일 오후 3시에 결승전이 펼쳐진다. 전날 정해진 출발순서에 따라 경기가 시작되며 55랩을 돌아 승부를 결정짓는다. 이번 경기는 TV를 통해 중계되어 모터스포츠 팬들은 어디서나 관람할 수 있다.

선수들은 90분 가까이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극심한 체력이 요구된다. 선수들은 경기 내내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를 포함해 1만 번의 기계 조작을 하기 되며 심장 박동은 중장거리 육상선수처럼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코너링이나 급 감속 때는 3~4배의 중력과 몸무게 3배에 이르는 압력을 견뎌야 한다. 또한 방열복을 입고 있지만 50도에 가까운 무더운 온도를 이겨내야 한다. 따라서 레이서들은 경기 후 3kg 가까이 몸무게가 줄기도 한다.

경기가 시작되면 24대의 머신이 굉음을 내뿜으며 달려 나간다. 첫 코너는 모든 차들이 뒤얽히는 공간임으로 관심을 갖고 봐야한다. 여기서 안쪽을 차지한 차가 초반 레이스에 유리하다. <레드불레이싱 제공>


결승전이 시작되면 첫 코너가 제일 볼 만하다. 100억 원에 이르는 24대의 머신이 동시에 코너를 향해 달려간다. 서로 안쪽을 파고들어 승부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서다. 여기서 먼저 빠져 나오는 차들이 일단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지만 레이스 도중 충돌이나 미끄러짐 혹은 머신의 고장 등 다양한 변수가 발생하니 한시도 놓칠 수 없는 경기가 펼쳐진다.


깃발을 이해하면 경기를 읽을 수 있다
5km가 넘는 넓은 공간에서 시속 300km의 속도로 달리는 드라이버들을 통제하기 위해서 F1은 깃발과 신호등을 사용한다. 경기 시작 전 1바퀴의 예비주행(포메이션랩)은 녹색깃발로 시작된다. 적색기는 경기를 중단하는 신호이며 청색기는 뒤에 더 빠른 차가 있으니 추월이나 주행을 방해하지 말라는 신호다. 그리고 체커기는 모든 랩을 마치고 들어왔음을 알리는 신호다. 또 백색기가 나오는 때도 있는데 트랙에 사고가 있어 앰뷸런스나 견인차 등이 들어가 있는 상황이다. 이런 때는 보통 세이프티카가 같이 들어와 사고가 처리될 때까지 경기를 중단시킨다. 이때는 모든 머신은 추월할 수 없으며 엔진과 브레이크, 타이어를 예열하기 위한 적정한 속도만 유지해야 한다.


경기관람을 위한 필수품들
경기를 좀 더 편하게 관람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준비물이 있다. 엔진에서 바로 뿜어져 나오는 머신의 소음은 귀를 멍하게 만들 정도다. 그래서 일부 경기에서는 귀마개를 제공하기도 하는데 이번 코리아 그랑프리에서는 제공되지 않는다. 따라서 소음을 막을 물건을 준비하는 게 좋다. 또 낮 시간에 이뤄지는 경기이므로 햇볕을 가려줄 모자를 준비하는 게 좋다. 우산이나 양산은 주변사람들의 경기 관람에 불편을 주니 삼가야 한다. 대부분 경기에서는 일명 ‘캥거루TV’라는 휴대용 TV를 옵션으로 제공한다. 멀리 있는 머신을 볼 수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기기다. 하지만 이번에는 캥거루TV 서비스가 없다. 따라서 쌍안경을 준비하거나 TV중계를 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수밖에 없다.

가솔린, 디젤, HCCI엔진 - 자동차 엔진 이야기

신차가 나오면 엔진을 살펴봅니다. 이전보다 바뀐 것은 없는지 마력은 어떻고 토크는 어떤지를 살펴보고 나서 성능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흔히 휘발유를 사용하는 가솔린엔진은 조용하고 부드러운 대신 기름값이 비싸고 연비가 나쁘다고 이야기합니다. 반면에 경유를 사용하는디젤엔진은 기름값이 저렴하고 연비가 좋아 경제적이라고 합니다. 또한 힘도 좋아서 시끄럽고 덜덜거리는 진동만 제외한다면 참 좋은 엔진이라고 합니다.


가솔린과 디젤엔진
가솔린엔진과 디젤엔진의 가장 큰 차이는 연료를 압축해서 폭발시키느냐 혹은 점화 플러그를 통해 강제 폭발시키느냐입니다. 이런 차이는 주로 열효율에서 나타납니다. 일반적으로 가솔린 엔진은 약 25%, 디젤엔진은 약 35%의 효율을 가집니다. 즉 100이란 열이 엔진을 통해 약 25~35%의 운동에너지로 변환된다는 것입니다. 대신 65%~75%의 열은 운동에너지로 변하지 못하고 사라집니다. 이것을 잡아내는 것이 자동차 엔진기술의 목표입니다.

GM의 HCCI엔진 비교 가솔린엔진과 HCCI엔진을 비교한 그림. 좌측이 기존 가솔린엔진이고 우측이 HCCI엔진이다. <제공:GM>


두 엔진의 효율 차이가 나는 가장 큰 이유는 폭발 방식 때문입니다. 가솔린엔진은 공기와 연료를 섞은 혼합기에 점화장치가 불꽃을 터뜨려 폭발시킵니다. 디젤엔진은 보통 20:1 정도의 고압에 연료를 안개처럼 뿌려서 자체 폭발을 유도합니다. 경유를 비롯한 디젤연료들은 400~500도의 온도에서 자체 폭발을 일으키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자체 폭발을 일으키면 골고루 동시에 폭발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연료의 연소율이 높아지고 결과적으로는 연비가 좋아지는 효과를 가져 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솔린 엔진에 쓰는 휘발유가 디젤엔진에 쓰는 경유에 비해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열효율이 좋고 저렴한 디젤엔진이 상용차에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가솔린 엔진은 진동과 소음이 적어서 승용차의 엔진으로 많이 쓰입니다.


HCCI엔진의 도입
앞서 말씀드린 내용처럼 두 엔진의 가장 큰 차이는 연료 폭발 방식입니다. 가솔린엔진은 점화장치를 사용하고 디젤엔진은 압축을 이용해 폭발시킵니다. 그리고 압축을 이용해 폭발시키는 것이 효율도 좋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가솔린엔진에서도 압축폭발 방식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두 가지 엔진의 장점만 모은 엔진을 만들고 있습니다. 바로 HCCI(Homogeneous Charge Compression)엔진입니다. 압축착화-점화겸용엔진이라고 부릅니다. 말 그대로 압축을 통해 폭발을 일으키기도 하고 점화를 통해 폭발을 일으키기도 하는 엔진입니다.

HCCI엔진은 1970년대부터 연구가 시작됐습니다. 휘발유를 사용해 저온 압축착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당시 실험실에서는 HCCI엔진의 시연을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엔진의 회전과 부하가 일정하지 않은 자동차의 주행 조건에서는 엔진이 불완전했습니다. 주변 환경에 따라 압축만을 이용해 폭발이 일어나지 않은 것입니다. 이것을 성공시키면 가솔린엔진과 디젤엔진의 장점을 모은 이상적인 엔진이 됩니다. 예를 들면 휘발유를 사용하면서 연비는 디젤엔진에 버금가는 엔진이 탄생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다만 일반 가솔린엔진보다 압축을 많이 하기 때문에 진동이 조금 더 큽니다. 결국 모든 환경에서 휘발유 압축폭발로 작동되는 엔진은 아직 개발되지 못했습니다. 지금의 기술은 압축폭발이 가능한 구간에서는 열효율이 높고 압축폭발이 불가능한 곳에서는 점화장치를 이용해 강제 폭발을 시킵니다. 마치 기존의 가솔린엔진과 똑같이 말입니다.


세상 밖으로 나온 HCCI엔진
기술의 한계로 인해 한동안 실험실에서 잠자고 있던 HCCI엔진이 다시금 세상 밖으로 나온 것은 지난 2007년의 일입니다.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메르세데스 벤츠는 디조토(Diesotto)라고 불리는 HCCI와 하이브리드를 결합한 콘셉트카를 선보였습니다. 벤츠의 고급 세단 S클래스에 디조토 엔진을 장착했는데 불과 1.8리터의 소형엔진입니다. 보통 3리터 이상의 대형엔진을 사용하는 S클래스에 소형차의 엔진을 붙인 셈입니다. 하지만 1.8리터 휘발유 엔진에 HCCI 기술을 적용하고 터보차저를 적용해서 238마력의 힘을 냈습니다. 또한 휘발유 1리터로 18.7km를 주행하는 연비를 갖췄습니다. 현재의 S클래스와 비교하면 절반 크기의 엔진으로 두 배의 연비를 기록한 획기적인 엔진이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엔진은 HCCI 기술 외에도 가변밸브타이밍, 트윈 가변 터보차져, 가변압축기술, 연료직분사 등 다양한 기술이 적용됐습니다.

메르세데스 벤츠 F700의 엔진 HCCI와 하이브리드 기술을 결합한 콘셉트카. <제공:메르세데스 벤츠>
  
또한 14kw의 전기 모터를 장착해 하이브리드 기술도 적용했습니다. 이 엔진은 메르세데스-벤츠의 F700모델 콘셉트카에 장착됐습니다. GM역시 HCCI엔진을 프로토타입으로 내놨습니다. GM 새턴 아우라에, 오펠 벡트라에 HCCI엔진을 얹어서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2.2리터 엔진으로 180마력을 냅니다. 연비도 역시 15%정도 향상됐는데 이 테스트에서는 시속 88.5km까지는 HCCI모드 즉 압축폭발 방식을 사용하고 그 이상의 속도나 급가속을 할 경우에는 점화 플러그를 사용한 방식으로 엔진이 움직입니다.


디젤박사와 오토박사
1893년 디젤엔진을 개발한 독일의 기계기술자 루돌프 디젤.

사실 메르세데스-벤츠의 디조토(Diesotto)는 가솔린엔진과 디젤엔진의 결합에 대한 일종의 오마주(hommage)같은 뜻을 지녔습니다. 1892년 최초의 디젤엔진 특허를 받고 1894년 최초의 디젤엔진을 발명한 독일의 기계기술자 루돌프 디젤(Rudolf Diesel)과 1864년 4행정 가스 기관을 만들어 내연기관의 시초로 불리는 독일의 기계기술자 니콜라우스 오토(Nicolaus Otto)박사의 이름을 따서 디조토(Diesotto)라는 이름을 쓰게 된 것입니다. 즉, 디젤박사와 오토박사의 발명이 합쳐진 엔진이 바로 메르세데스-벤츠의 디조토인 것입니다.

루돌프 디젤 박사가 1894년 디젤엔진을 발명하자 높은 열효율에서 오는 뛰어난 경제성 덕택에 내연기관의 혁명을 일으킵니다. 디젤 박사는 독일 왕실학교에서 강력한 공기 압축력을 통해 불을 일으키는 기구를 발견하고 디젤엔진의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그래서 벤츠나 다임러가 발명한 휘발유를 사용하는 가솔린엔진 대신 공기의 압축을 통해 높아진 열로 연료를 폭발시키는 디젤엔진을 개발하게 됩니다. 하지만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당시 증기엔진과 가솔린엔진 제조업자들과 경쟁을 해야 했고 회사 내부의 재산에 관련된 암투 등으로 정신 착란이 심해져 1913년 9월 영국으로 가는 배에서 바다로 투신했다고 합니다.

19세기 경쟁관계에 있던 가솔린엔진과 디젤엔진이 21세기에는 장점만 모은 HCCI로 거듭나게 됩니다. 이 외에도 자동차의 열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은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최근 도입한 GDI엔진을 비롯해 전기모터를 활용하는 하이브리드엔진까지 여러 분야로 연구가 진행 중이고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차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얼마 전 일본의 마쯔다가 발표한 SKY엔진도 HCCI 기술을 적용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GDI엔진이나 하이브리드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다시 정리해보겠습니다.